[시론] 합종연횡의 총선 대국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3/08 [02:35]

[시론] 합종연횡의 총선 대국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3/08 [02:35]
▲ 브레이크뉴스강원 편집인 강대업
구글이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12억원의 우승상금이 적지 않은 액수지만 구글로서는 더 큰 대전료를 지불하고 져도 손해볼 것 없는 게임이라고 한다. 엄청난 홍보효과에다 세계 최고의 기사와 펼치는 생생한 기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으니 결코 비싼 수업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둘러싼 관전자까지 판돈을 걸고 하는 내기 바둑을 정치에 빗댄다면 좀 거시기 하겠지만 자신이 후원하는 기사가 대국에서 이겨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로 정치권을 보고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도 다를 바 없다. 바둑판 옆에 있다 보면 그냥 지켜볼 수가 없어 훈수를 하기 마련이듯 요즘 SNS상에 4.13 총선 정국을 풍자하고 평하는 열혈 트위터들을 보면 그 촌철살인의 날카로움에 무릎을 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와 또한 자신들이 보는 관점의 행불행, 복불복이 판돈으로 걸려 있기 때문이리라.


언제나 싸움은 배수의 진을 칠 정도로 절박한 편이 이길 확률이 높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무엇이 어느 쪽이 더 절박한 것일까? 남북 문제, 민생, 이념, 경제문제, 인권문제? 그동안 많은 것을 특혜로 누려온 보수정권이 ‘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생각하는 절박감이 클까? 아니면 ‘이번에도 또 이대로 가면 그동안 쟁취해온 것마저 다 내줘야만 한다’는 진보진영 쪽이 더 절박할까?


이것을 지지자들에게 더 각인시키고 아직도 관망하는 이들의 소매를 잡고 읍소하는 것이 정치다. 상대의 수순을 내다보고 타협하는 것이 정치요 하나를 내주고 또 다른 것을 얻어내는 것이 또한 정치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양보하지 않고 다 가지려 욕심을 내면 어딘가 틈이 생기고 그 무리수로 인해 판을 내주게 된다는 것도 바둑과 같은 정치판의 교훈일 것이다. 수세에 몰린 쪽에선 어차피 이대로 뒤집기 어려운 판국이면 승부수를 던져 국면을 전환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돌을 잡고 대국에 몰입한 기사보다 때론 한 발 떨어져 흑과 백의 행마를 지켜보는 관전자들이 묘수를 볼 때가 많다. 총선을 앞두고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의 형국을 보다 못한 재야 원로들이 적극적인 훈수에 나섰다. ‘그렇게 두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압력을 넣고 있다. 그 훈수를 거부하고 수용하는 건 돌을 쥔 대국자들 몫이지만 절박하기는 관전하는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오해 받을 일들일랑 멀리하라는 말처럼 우려스러워 한 가지 당부하는 건 누가 봐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그 합의된 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지든 이기든 깨끗하게 승복하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우린 대한민국 합헌 민주국가에 한 배를 탄 국민이다. 살벌하게 물고 뜯어 서로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


어찌됐든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또 그 동안 갈고 닦아온 기풍과 기력이 갑자기 밤샘 공부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선거 앞두고 머리 조아리고 립서비스 잘한다고 그동안 따라다닌 이력서가 바뀌지 않는다. 서로 흠집내는 일로 아까운 시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출마한 선량들과 후보자를 낸 정당은 그 동안의 한 일로 평가받고 또 장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으로 인정받으면 될 일이다. 


또 유권자들은 이번에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자신의 권리가 침해 당하고 역사가 뒷걸음쳤다고 판단되면 마음이 불편한 걸 참고 고생스럽더라도 4년 후에 또 제대로 된 선택을 하면 될 일이다.


전국시대 반복된 합종과 연횡의 치열한 정치적 책략을 펼쳤던 소진과 장의들이 바야흐로 4.13 총선 빅매치에 건곤일척의 절박한 수읽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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