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만물보다 귀한 ‘사람이 먼저’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1/28 [01:05]

[시론] 만물보다 귀한 ‘사람이 먼저’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1/28 [01:05]
수십 년 만에 밀어닥친 한파로 지난 열흘 가까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이 얼어붙었다. 뉴스엔 폭설로 제주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이 공항 청사 복도에서 계획에 없던 노숙을 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혹한 살을 에는 길거리에서 한 달 가까이 노숙하며 어른들의 양심에 경종을 울리는 젊은이들이 있다. 어쩐 일인지 그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고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들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따뜻한 식사와 마실 것을 가지고 와 마음을 함께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우리에겐 그래도 희망의 여지가 있음을 본다.

잇속 있는 것이면 일을 꾸며서라도 얻어내고 이해관계를 떠난 일이면 눈길도 주지 않는 차가운 사람들을 향해 그 젊은이들이 함께 지켜 주고 있는 위안부 소녀상은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애써 외면하고 강변하고 있지만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아킬레스건이 바로 전쟁범죄국가라는 멍에다.

광복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제대로 풀지 못하고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한일 간의 얽힌 그 일을 민간단체들이 수십 년 노력해서 이제까지 정당한 목소리를 내고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왔었다. 하지만 그것을 다시 한번 헝클어뜨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전쟁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만행에 대해 무릎꿇어 사죄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독일 정부를 보면 모르는가?

한일간 어떻게 협상이 이루어진 건지 어처구니없게도 이젠 당당하게 억지를 부리고 있는 일본이다. 공공연한 망언을 해도 우리 정부는 대꾸를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한 술 더 떠서 일본은 미국 교과서에도 그들의 우파적 논리를 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국가 간 협상에는 한 정권의 논리와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국격을 앞세우고 국민의 정서를 먼저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쳤으면 이해 당사자요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물어보든지…….
또 국민을 대표하는 각 정당과 지도자들의 생각은 들어보고 일을 추진했는지 묻고 싶다. 국가의 경영을 집권당만이 정의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요 편견이다.

언제부터 주변에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고 사소한 일에 목숨을 위협하는 보복운전에다 층간소음으로 칼부림까지 하는 사회, 급기야 부모나 자식을 살해하는 패룬마저 일어나게 된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분노의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것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회현상일까?

엄동설한 닥친 한파에 한둔하며 이 땅에 제대로 발을 딛지 못하고 있는 소녀상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소녀들의 따뜻한 마음과 해맑은 얼굴 보기가 부끄럽다.

만물보다 귀한 사람이 먼저인 나라, 대한민국……. 아픈 역사의 뿌리를 끊을 수 없고 그래서 외면할 수 없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필생의 화두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