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는 사람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11/18 [14:52]

[시론]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는 사람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11/18 [14:52]

 

▲ 브레이크뉴스강원 편집인 강대업

 

총체적 국정농단 사건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공소장에 대통령의 공모 사실을 기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주말 100만이 넘는 서울 촛불 집회로 상징되듯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사건이라 검찰 또한 예전과 다른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와중에 아직도 민심의 흐름을 외면한 듯 국민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한번 밀리면 다 죽는다는 위기의식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어떻게 잡은 권력인데 얼마나 엄청나고 달콤한 특권인데 쉽게 내놓을 수는 없다는 것인가? 그 속내는 그들이 최근 하는 말 속에서 엿 볼 수 있다. 결국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는 결이 다른 방향이다.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한 이후 감지되는 기류인 것이다.

 

‘100만의 민심으로는 못 믿겠다’는 여권 인사의 반응도 나온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철모르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고 ‘배후 세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느니 ‘선동’과 ‘인민재판’ 운운하는 발언들이 나온다. 또한 소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총동원령을 내려 이번 주말 맞불 집회를 열겠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역감정으로 나라를 갈라놓아 어렵게 만들었던 군사정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국민의 신임을 잃은 식물정권 연장을 위해 이젠 수구보수와 개혁의 진영 대결로 모자라 전가의 보도인 이념대결 구도로 몰아가겠다는 건가?

 

기득권층에게 줄곳 유리하게 나오던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도가 3주째 5%로 곤두박질치고 90%가 반대하는 걸로 나오는 게 현실로 믿어지지가 않는 모양이다. 시위 참여자 100만이 5천만 중 1/50인 숫자로만 보이는가? 그들의 그 자발적인 순수성과 뜨거움은 모른 척하겠다는 것인가? 민주주의를 향해 전국 곳곳에서 흔들고 있는 저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 민초들의 깃발이 정녕 보이지 않는가? 각 대학의 벽보, 사회 지도층들의 탄식, 어린 학생들의 손에 들린 피켓, 시장 상인들의 바닥 민심을 왜 자꾸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고 축소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이미 불붙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는 민심에 기름을 부어 어쩌겠다는 건가? 그래서 부딛쳐 유혈이 낭자한 피를 보고 같이 끝장을 보자는 것인가? 정말 모질고 독한 마음으로 뭉친 사람들이다. 국민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서울 광장에 모인 100만 민심에 ‘박사모’가 어찌 비교될 수 있단 말인가?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의 미래를 사랑하는 충정으로 나선 이들과 권력을 추구하는 개인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모인 모임이 같은 저울에 올려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양파 껍질 벗겨지듯 언론을 통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 국정 전반에 걸친 총체적 농단의 실체를 보면서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했다.

 

그동안 높은 곳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마지못해 수사에 나서던 검찰도 사태의 심각성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 때 법대로 수사하다 물러난 바 있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후배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김수남 총장도 법가인 한비자를 인용해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며 검사들의 책무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이제 박 대통령과 여당은 이러한 국민들의 정서 아니 저항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힘을 실어 주지 않는데 정상들과 하는 말에서 국가의 권위를 살려낼 수 있겠는가? 무능하면 오만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어느 방송인의 말처럼 누가 뭐래도 여전히 갈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모두가 불행한 일을 면할 수 있다. 지근에서 이러한 충언을 해 주지 못하면 누군가는 글로든 말로든 그리고 행동으로 소리를 내야만 한다.

 

지금 대통령을 보면 과적을 하고 방향등도 없이 신호를 무시하며 질주하는 대형 버스 핸들을 잡고 혼자 어떻게 해 보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바라보는 모두가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그동안 대통령을 이용했던 부패한 측근들의 소리를 마음에 두지 말고 이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에 흠집을 내지 않고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일이며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일이다. 공모하고 농단을 묵인한 세력들은 모든 것을 시인하고 법의 심판을 받고 참회하면 분명 국민은 용서할 것이다.

 

야당도 이 기회에 국민의 준엄한 뜻이 무엇인지 정신을 차리고 들어야 한다. 잿밥에 현혹되어 바른 소리를 듣지 못하고 또한 눈치만 보고 우왕좌왕하며  각각의 잇속을 차려서는 안 된다. 정권을 잡고 못하고는 때가 되면 하늘이 하는 일 곧 민심이 허락해야 이루어질 일인 것이다.

 

저녁이 되면 어둠이 몰려오고 다시 아침이 오기 마련인데 때를 모르면 해가 이미 떠오른 때인데도 어둠에 잠들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혜서로 알려진 전도서에 이르기를 “천하 범사에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또한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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