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모녀판다

12/2 모녀판다

최병석 | 기사입력 2023/12/02 [01:01]

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모녀판다

12/2 모녀판다

최병석 | 입력 : 2023/12/02 [01:01]

해주씨는 결혼10년차이다.

슬하에 첫째와 둘째를 두고있다.

요즘의 해주씨는 아이들과 함께 집구석에서 소일하는 게 일이다.

잘 나가던 회사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기로 마음 먹은지 꼭 넉달째이다.

아이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직장에서 허덕이다가 집에 오면 정작 아이들은 뒷전이

되고 피곤함과의 싸움이 시작되니 정서적인 면에서 좋지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돈은 차차 벌고 아이들과 함께 있어줘야할 때는 놓치지말자'

누군가 그랬다.

아이들 인생에서 엄마가 옆에서 보듬고 사랑을 해 줘야할 그 시기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기간이  될 거라고.

해주씨의 아이들은 바르고 흠없는 예의바른 아이들 이어야 한다.

사랑을 듬뿍 받아 차고 넘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넘치는 사랑을 이곳저곳에 나누어 줄 수있는 아이들로 만들고 싶었다.

해주씨의 눈빛에는 항상 꿀이 떨어졌다.

바라보는 아이들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그 눈에 사랑이 꿀처럼 흘렀다.

아이들을 먹이고 같이 놀아주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올때 역시나 사랑 사랑

사랑스러웠다.

그 사랑이 꿀처럼 떨어지는 한 날이었다.

아이들의 에너지가 한도 끝도 없이 샘솟듯 솟아나는 그 때에 연휴가 이어져 두 아이를 온전히

해주씨 혼자 감당해야 할  그 날이었다.

정작 연휴라고 하지만 남편은 특근이라고 출근을 했고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지금보다 더욱

큰 사랑으로 품고 있어야 할 그 날이었다.

해주씨는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꿀 떨어지는 사랑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먹이고

놀아주는 중이다.

해주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을 아는지 두 아이들은 왕성한 에너지를 발휘하며 울지않고

잘 놀아줬다.

거실에서 둘째와 함께 책을 읽던 해주씨에게 큰애가 SOS를 쳐댄다.

"엄마 이쪽으로 와서 저것 좀 꺼내주세요"

해주씨가 건넌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엉,뭔데?"

큰 애가 가리키는 건 책장위에 올려 둔 놀이기구였다.

해주씨가 손을 뻗었다.

"우지끈 꽈광"

그 놀이기구를 꺼내려고 손을 뻗다가 방바닥에 놓여진 미니카를 밟고 말았다.

중심을 잃은 그녀의 몸이 쓰러졌다.

뻗친 손은 놀이기구의 줄을 잡아내고 속에 있던 기구들이 얼굴위에 쏟아졌다.

"아이구머니낫!"

아무래도 허리를 다친듯했다.

온 몸이 아프다.옷장에 붙어있는 거울을 봤다.

웃프다.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듯 울면서 곁을 지킨다.

"엄마 으앙앙..."

해주씨가 직장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이 놀래서 쫒아왔다.

연휴기간이라 근처 병원은 죄다 휴무다.

해주씨는 자리에 누웠다.

두 아이를 감당해야하는 남편이다.

남편이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저 제 아내가 허리를 다쳐서 꼼짝을 못하네요,아무래도 옆에서 지켜보다가 월요일에 병원에

데리고 가봐야할듯요"

누워있는 해주씨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웃픈 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넘어지며 얼굴에 쏟아졌던 놀이기구가 시간이 지나며 눈탱이를 밤탱이로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쏟아짐이 해주씨 얼굴뿐 아니라 큰 애 얼굴에도 함께해서 <모녀판다>로 변신하고

만 것이다.

 

월요일이다.

해주씨가 큰 애 손을 잡고 남편과 함께 동네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진료를 마치고 병원에서 나오는데

"경찰입니다.해주씨 남편 되시죠?잠깐 좀 뵙죠"이런다.

알고보니 해주씨가 넘어지며 몸에 상처를 입었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모습이...그것도

해주씨뿐 아니라 큰애까지도 한 모습이라 가정폭력의 실상이라고 병원 원장이 경찰에 신고를

했던 것이었다.

 

해주씨의 남편이 가정폭력범으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 모녀판다는 보기에 아주 귀엽쥬?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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