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감동과 충격'의 집회 '갱목시위'

산업화시대 지옥 같은 지하막장을 온몸으로 표현한 대서사시

강대업기자 | 기사입력 2015/08/07 [16:14]

[현장 르포] '감동과 충격'의 집회 '갱목시위'

산업화시대 지옥 같은 지하막장을 온몸으로 표현한 대서사시

강대업기자 | 입력 : 2015/08/07 [16:14]
 ▲ 60년대 산업화시대 가장 처절한 생존의 현장이었던 태백․정선 탄광 지하막장의 생생한 현장 상황이 재현되어 잊혀지고 있던 광부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비좁고 어두운 지하 막장까지 갱목을 지고 나르는 일은 탄광에서도 가장 힘든 노동이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 몸도 마음도 병들었지만 제대로 된 진폐 치료를 받지 못해 ‘산업폐기물’ 취급을 당하는 이들의 대변자로 ‘재가진폐환자 생존권투쟁위원장’을 맡아 오랜 세월 투쟁해 왔던 성희직 투쟁위원장(오른쪽)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현장 르포]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60년대 산업화시대 가장 처절한 생존의 현장이었던 태백․정선 탄광 지하막장의 생생한 현장 상황이 재현되어 잊혀지고 있던 광부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시인이면서 1986년부터 6년 동안 삼척탄좌에서 실제 채탄광부 생활을 한 강원도의원 출신 성희직 투쟁위원장이 8월 4일 30도의 폭염 아래 몸무게보다 무거운 갱목을 지고 12km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갱목 시위를 펼쳤다.

시위의 하이라이트는 8월 6일 황지연못 집회. 부서진 연탄 200장과 갱목으로 만든 지하갱도 무너진 막장의 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상황극을 연출했다.

이들이 왜 8월의 폭염을 무릎쓰고 수십년 지난 치열했던 삶을 재현하며 온몸으로 절규하는 것일까? 

비좁고 어두운 지하 막장까지 갱목을 지고 나르는 일은 탄광에서도 가장 힘든 노동이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 몸도 마음도 병들었지만 제대로 된 진폐 치료를 받지 못해 ‘산업폐기물’ 취급을 당하는 이들의 대변자로 ‘재가진폐환자 생존권투쟁위원장’을 맡아 오랜 세월 투쟁해 왔던 성희직 투쟁위원장.

2007년 한국진폐재해자협회 후원회장 시절 서울 광화문과 태백시 일원에서 여섯 차례 갱목 시위를 몸으로 보였던 성희직 투쟁위원장이다. 또한 1993년 강원도의원 재임 시에는 명동성당에서 동대문까지 갱목시위를 벌여 ‘석탄산업합리화’로 인한 폐광 지역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 혈서로 쓴 피켓을 목에 걸고 폭염 아래 이들이 펼치는 이 몸짓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닌 것이다.  ‘진폐재해자’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이 시대 그늘진 한쪽을 짊어지는 ‘고난의 십자가’인 것이다.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모두가 산과 바다로 피서를 가는 불볕더위에 하루 10리씩 연사흘 일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갱목시위. 이것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닌 것이다.  ‘진폐재해자’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이 시대 그늘진 한쪽을 짊어지는 ‘고난의 십자가’인 것이다.

필자가 80년대 평창 한 시골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태백 지역에서 가출한 한 무리의 아이들이 그곳에 전학을 해 와있던 친구를 찾아 온 적이 있었다. 휴일이었는데 자취하는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둘러보다가 가출한 친구들이 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면을 사다 같이 끓여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설득하여 학교에 연락을 취하고 교사와 부모님들이 찾아와 데려간 일이 있었다.

그후에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태백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한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후부터는 가출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일하는 그 탄광, 해수면보다 몇 백 미터를 더 내려가는 지하 막장의 그 어둡고 치열한 생존의 현장을 보여준 것이었다. 아이들은 충격에 말을 잃고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파독 광부들의 애환으로도 보았던 그들의 희생, 오늘의 번영한 국가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태백․정선 그 지하 갱도와 막장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밤낮없이 죽음과 싸웠던 광부들의 삶을 부디 잊지만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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