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친밀한 조류학자를 꿈꾼다. 꾸룩새연구소 정다미 소장

김철우 기자 | 기사입력 2017/12/15 [14:33]

대중과 친밀한 조류학자를 꿈꾼다. 꾸룩새연구소 정다미 소장

김철우 기자 | 입력 : 2017/12/15 [14:33]


경기도 파주에 새를 연구하는 연구소가 있다. 규모는 작지만, 환경부에서 인증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서울, 경기권에서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가 모이는 이곳의 이름은 꾸룩새연구소. 정다미 소장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올빼미과 새를 연구한 각종 자료와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     © 김철우 기자


 
꾸룩새는 연구소 뒷산(장명산)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가 우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다. 하필 올빼미 울음소리를 연구소 이름으로 정했을까? 바로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정다미 소장이 어린 시절부터 새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껴 자연스럽게 연구소 이름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 가옥 옆에 부모님의 도움으로 친환경 자재를 이용해 연구소를 개원한 정다미 소장은 농약으로 인해 죽은 기러기를 먹어 2차로 감염되어 사망한 독수리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아 새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특별히 올빼미과 새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과 비슷하게 앞쪽에 눈이 두 개 있는 외모를 먼저 꼽았다. 영화 <해리포터>에서도 주인공을 위해 편지를 전달하는 좋은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신비한 느낌에 끌렸다고 한다. 더구나 올빼미과 새들은 부()와 지혜, 철학, 명예를 상징하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정 소장은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올빼미과 조류에게 호기심 생겨
 
그렇다면 어떻게 올빼미가 지혜의 상징이 됐을까? 올빼미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를 상징하는 새로 알려졌다. 머리가 크고 둥근 얼굴에 양쪽 눈이 사람처럼 정면으로 향해 있으며, 중앙에 세로로 달린 부리는 꼭 사람 얼굴의 콧대 같고, 얼굴의 둘레에 난 희끗희끗한 털은 지혜가 가득 찬 노인의 모습 같기 때문이다. 서양에선 학교나 도서관, 서점에 올빼미 간판이 있고, 선물 가게에서 올빼미 장난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올빼미와 부엉이의 구분
맹금류인 올빼미과에는 올빼미, 부엉이, 소쩍새 등이 속해 있는데, 소쩍새와 부엉이는 머리 꼭대기에 2개의 깃털 묶음인 귀 깃이 솟아 있으나 올빼미에는 그것이 없다.
 
바위산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는 수리부엉이가 뒷산인 장명산에 서식하는 것이 맹금류인 올빼미과 조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게 된 이유가 되었는데, 정 소장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꼼꼼히 기록한 수리부엉이의 관찰 기록장과 체험, 연구실적 등은 고등학생 때 참가한 과학 경시대회에서 교육과학부 장관상과 국무총리상을, 대학 졸업 시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받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에 참석한 경험도 있다는 정 소장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생태과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에코 크리에이티브 협동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진정한 새 박사가 되어서 대중과도 친밀한 조류학자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중이다.

 

▲     © 김철우 기자


환경부 인증 프로그램
수리부엉이는 무얼 먹고 살까?’
 
연구소와 거주지인 집을 합해 약 600여 평의 공간이지만, 연구소는 바로 장명산과 이어져 장명산 자체가 연구소로 보일 정도로 좋은 위치에 있다. 실제로 정 소장이 머무는 방 창문을 열면 수리부엉이의 '부우~'하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수리부엉이 연구에는 최적의 공간이다.
환경부에서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인 수리부엉이는 무얼 먹고 살까?’ 는 강의와 체험을 결합하여 수리부엉이의 펠릿을 직접 분해하여 생태계와 먹이사슬 구조, 환경 등을 공부하는 국내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달 약 100여 명의 초중고학생을 포함하여 다양한 환경단체와 개인 등 조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 소장이 직접 개발한 펠릿 분해 키트를 이용해 펠릿을 분해하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면 산속에서 일일이 펠릿을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잊는다고 정 소장은 말한다.
 
지금까지 새를 관찰하기 위해 전국 어디든 동행하며 필요한 장비도 아낌없이 지원해준 부모님께 늘 감사하다는 정 소장은 특이한 새만 보면 연락을 주거나 새와 관련한 특이한 기념품을 잊지 않고 사오는 주변 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     © 김철우 기자


최근의 연구과제는 제비
 
요즘 정 소장이 연구하고 있는 새는 제비. 몸길이 약 18cm로 매우 작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여름 철새로, 사람 주변에 사는 새인데, 고등학생 때 가락지를 단 제비가 6년 동안 같은 집에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감동 받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고유번호를 받아 가락지를 채우면 해당 개체의 귀소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람사르 환경재단이나 동아사이언스 어린이 과학 동화 등에서 협조 요청이 와 제비 모니터링 자료를 협조하고 있다.
 
꾸룩새연구소의 환경부 인증 프로그램은 최소한의 필요 경비만 받는, 재능기부에 가까운 일로, 방문객을 위해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갖거나, 참가자들만의 조용한 시간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단순한 새 연구소를 넘어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자신을 찾는 짧은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어머니와 함께 쓴 첫 번째 책 열 살 전에 완성하는 공부독립이 발간되었다. 정 소장의 철학과 자기 주도적 학습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으로, 꾸룩새연구소 이야기도 담겨있다. 연구소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읽기를 권한다.

 

▲     © 김철우 기자


 
꾸룩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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