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의 [ 달의 노래 ] - 홀리다 - 연천 유엔군 화장터에서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기사입력 2023/12/06 [01:01]

월영의 [ 달의 노래 ] - 홀리다 - 연천 유엔군 화장터에서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입력 : 2023/12/06 [01:01]

  © 이순옥


홀리다
ㅡ연천, 유엔군 화장터에서
 
月影 이순옥
 
 
연천 숭의전을 찾아가는 길
잠깐의 잡담에도 스쳐 지나칠 그곳에
다 허물어져 가는 굴뚝이 손짓하며
나의 발걸음을 잡아끌었죠
폭우로 유실된 길 이젠
모기들만 세월을 피 빨아 모으는 그곳
정적에 휩싸여 매미 소리도 잠든 침묵의 숲
유엔군 화장터가 있더군요
 
이역만리를 날아와
처음 겪는 모든 일이 낯설고 힘들어서
원망하고 절망했을,
허름한 모포 위에 혼자 누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밤새워 뒤척일 때도
누군가의 품에 안겨 마지막 숨을 쉬고 싶은데
당신의 세상이 산산조각 나서 흩어지던 날
 
시선에도 온도가 있어
계절의 끝, 겨울에 멈춰버린 것만 같았던
그날처럼
예상치 못 한 일로 일상은
고장 나고 흔들리면서 인생이 비틀거리는 시간
인생이 아프고 부서지고 찢어졌던 날
격전의 서부전선, 그대에겐 더 이상
햇살 가득한 봄은 오질 않았죠
 
오늘 하루, 그대들 덕으로 행복합니다
그대들 영혼도 이제 비가 멎고
먹구름이 걷히길 빕니다
시간을 쏟아
눈부신 햇살옷을 입으소서
 

▲     ©이순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