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무형문화재 1호 애원성 퉁소 분야 전수 조교 김백광

김철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6/03 [15:20]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1호 애원성 퉁소 분야 전수 조교 김백광

김철우 기자 | 입력 : 2018/06/03 [15:20]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애원성(哀怨聲)의 퉁소 교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북5도청 지하에 들어서니 귀를 간질이는 선율에 이끌려 교육장을 쉽게 찾았다. 익숙하지 않지만, 퉁소 소리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던 것은 끊어질 듯 이어 나가는 애절한 소리 때문이었다.

 

▲     © 김철우 기자

 

함경도 애원성(哀怨聲)은 조선 초기 46진 정책과 관련이 있다. 세종대왕 시기인 1433년 평안도 절제사로 임명된 최윤덕 장군이 조선군 약 15천을 이끌고 압록강 유역의 여진족을 소탕한 후 4(四郡)을 설치했으며, 같은 해 김종서 장군이 함경도 지방의 여진족을 물리쳐 두만강 유역에 6진을 설치했다. 6진은 온성(穩城), 경원(慶源), 경흥(慶興), 부령(富寧), 회령(會寧), 종성(鍾城) 등지를 말한다. 현대 한국의 북방 국경선을 압록강-두만강 이남으로 확립시킨 46진 정책에 따라 백성들을 이주시키는 사민 정책(徙民政策)이 뒤따랐다. 당시의 사민 정책에 따라 이주하는 사람에게는 혜택이 있었으나, 동북방 지역의 미개척지역을 개척하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었다. 강수량이 적어 벼농사도 어려웠고, 여름에는 냉해도 두려웠다. 키울 수 있는 작물은 오직 메밀과 귀리밖에 없었다.

그런 시절 원주민과 각 지역에서 온 이주민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가 바로 애원성이다.

 

애원성, 함경도 주민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

 

애원성의 가락은 자진타령장단이나 굿거리장단의 가락이며, 가사에는 백성들이 생명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농사를 짓고, 어업에 종사하거나 백두대간의 산림을 베어내거나 두만강 줄기를 뗏목으로 넘나들며 운송하는 등 돈벌이 하는 내용의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부부의 이별을 애틋하게 표현하거나 가족과 이웃의 정이 우러나기도 하지만, 내 나라 내 고향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가사도 보인다.

애원성은 이처럼 동네 빨래터 등지에서 마을의 아낙들이 모여 부르는 놀이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함경도에서 부르던 애원성을 남한에서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자이자 시인인 나병기 선생이 함경북도의 명창인 차금순 여사와 동생인 차종담 선생을 찾아내며 여러 가사와 작품을 발굴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채용문 선생, 전채금 여사, 죄난철 여사, 유청숙 여사 등이 1세대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특히 김길자 함경북도 중앙부녀회장이 무용을 담당하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더해졌다.

 

이에 함경북도 문화재위원회는 20056월 애원성을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 공표함으로써 함경북도는 무형문화재를 갖게 되었다. 무형문화재 지정 후 김길자 회장의 지휘 아래 부녀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명연기를 펼쳐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 김철우 기자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

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은상 수상

 

이북에서는 대부분 놀이문화를 없앴기 때문에 남한에서만 애원성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애원성에 관한 무형문화재는 총괄 김길자 회장과 세 명의 전수조교를 두고 있는데, 무용에 김미란 조교, 노래에 강정민 조교 그리고 음악에 김백광 조교를 선정하였다.

 

애원성에는 장구, , 징 등의 악기가 등장하지만, 리듬을 이끌어 가는 것은 퉁소이며, 이북 무형문화재 가운데 북청사자놀이돈돌날이에서도 퉁소가 리듬을 이끄는 주요 악기로 활용되고 있다.

봉산탈춤을 하다가 퉁소의 매력에 빠져 애원성의 전수조교가 되었다는 김백광 전수 조교는 퉁소의 음색은 흥겨움 속에 애환을 느끼게 하여 저절로 흥이 나게 하는 매력이 있다면서 한국인의 심성에 잘 맞는 악기라고 말한다.

특히 손가락을 사용해야 하는 악기의 특성상 손가락 운동을 통해 뇌 기억 발달에 도움이 되며, 전반적인 운동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자랑한다,

 

▲     © 김철우 기자

 

퉁소(洞簫), 한국인의 심성에 잘 맞는 악기

 

대금이 가로로 잡고 부는 횡적(橫笛)이라면, 퉁소는 세로로 잡고 부는 종적(縱笛)의 대명사이다. 현재 쓰이고 있는 퉁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지공(指孔)이 뒤에 1, 앞에 5개가 있는 것과, 지공이 뒤에 1, 앞에 4개가 있고 청공(淸孔)에 갈대청을 붙인 것이 있는데, 후자를 일명 퉁애라고도 한다. 악학궤범퉁소에 갈대청을 붙여 소리를 맑게 한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퉁애는 조선왕조에 들어와서 청공을 첨가,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높은 음에서 떨림을 주는 청()은 퉁소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데, 갈대 속살을 붙여 사용하는데, 얇기 때문에 잘 찢어지는 청을 보호하기 위해 금속으로 청가리개를 따로 만들어서 청공 위에 덮는다. 청가리개는 주로 황동으로 만드는데, 청가리개 위에는 박, , 비파, 봉소, 편경, 편종, , 생황의 그림이 양각된 것이 대부분이다.

 

초보자가 일주일에 1, 2시간씩 10주간 연습하면 3~4곡을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는 김백광 조교는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 악기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며, 올해는 속초에서 열리는 이북5도 무형문화재협회 주최 아바이 축제에 참석을 권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원본 기사 보기: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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