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人을 통해 꿈이 이뤄지는 것을 본다 서양화가 임혜영

김철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2/16 [20:37]

女人을 통해 꿈이 이뤄지는 것을 본다 서양화가 임혜영

김철우 기자 | 입력 : 2018/02/16 [20:37]

[브레이크뉴스강원] 김철우 기자 = 삼성동의 한 갤러리에서 초대전에 열리고 있었다. 초대작가는 서양화가 임혜영. 갤러리의 흰 벽 때문에 더욱 화려함이 두드러지는 작품들 가운데에 그녀는 그림 속의 女人처럼 앉아있었다. 창밖은 예보에도 없던 폭설이 쏟아지고, 그림과 따뜻한 와 함께 들은 서양화가 임혜영의 그림 이야기.

▲ 브레이크뉴스강원    ©김철우 기자


그녀가 창조해낸 화려한 여인들 속에서도 임혜영 작가는 화려하다. 작품 속의 여인들만큼이나 그녀 역시 밝다. 그러나 밝고 따뜻한 느낌에서 오히려 굳히지 않을 강인함도 묻어난다. 임혜영 작가는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질문을 던지자마자 돌아온 대답은 그냥, 이유 없이 좋아서.’였다. 젊은 날에 앓던 지독한 사랑의 열병도 돌아보면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 터. 무언가를 대상으로 그냥 이유 없이 좋을 수 있다면그보다 큰 이유를 찾기도 어려울 듯하다. 무작정 좋았던, 그래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그림에의 기억은 중학교 시절의 일화로 이어졌다.
중학교 미술 수업시간에 머리를 땋아 늘어뜨린 처녀의 뒷모습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받고 그녀는 그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그렇게 밤을 새운 다음 날, 선생님은 정말 네가 그린 그림이냐며 놀라워했다. ‘그림에 혼이 담겨 있다는 선생님의 칭찬에 이미 그때 미술을 공부하겠다고 다짐한 그녀였다.
 
이유 없이 좋았던 어린 시절의 미술 수업시간 
초등학교 시절부터 2~3시간 동안 도화지에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는 임혜영 작가의 초기 작품이 궁금했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바로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설 줄 알았는데,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진 그녀의 삶이 잠시 붓을 내려놓게 했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그림에의 열망도 모성을 이겨내진 못한 것 같다. 막내아들이 자립의 길에 들어서자 다시 붓을 잡은 임혜영 작가는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에너지 넘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1994초대라는 이름의 개인전을 통해 화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화로 정물이나 풍경을 주로 그리던 시기였다. 특히 동유럽 여행을 통해 이국적인 역사적 유적이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집들은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것처럼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열흘간의 여행에 매료되어 그녀는 추억이 담긴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렇지만 화가로서의 그녀는 만족할 수 없었다. 불만족의 원인을 찾다 보니 스스로 가장 즐거워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고, 대답은 다름 아닌 이었다. 바로 나를 즐겨 표현할 수 있는 옷.
그렇게 작품의 전환기를 맞았다. 2008년이나 2009년 즈음이다.

 

▲ 브레이크뉴스강원    ©김철우 기자


을 통해 작품 전환기   
옷은 모성애적 보호자이며, 표현의 도구이기도 했다. 옷의 추억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임 작가의 초기 옷 작품은 옷을 그대로 놓고 묘사한 것들이다. 그 옷을 입은 사람이 누군가와 만난 향수(鄕愁)를 표현하고 싶었던 임혜영 작가는 옷을 그리는 작가라는 의미를 넣기 위해 미니(mini) 원피스를 작품 어딘가에 배치하기도 했다.
또한, 그림 소재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기도 했다. 아름다운 패턴의 다양한 꽃 형태와 색채 그리고 어디론가 이 옷을 입고 날아가고 싶은 욕망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붉은색 바탕으로 표현된 것은 이런 까닭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구체적으로 옷의 문양으로 추억을 찾아내기도 했다. 그렇게 시도한 것이 남성의 옷, 재킷(jacket)’이었다. 남자의 정장은 사회 속에서 정직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며, 뒷모습은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아들의 와이셔츠도 소재였다. 아들의 기운이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핑크 바탕에 하얀 줄무늬 와이셔츠가 아들의 든든함과 귀한 존재가 감사함으로 다가와 행복 속에서 그리기도 했다.
 
2010년을 넘기며 임혜영 작가는 본격적으로 여성의 옷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인체의 볼륨감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동적인 느낌이 나온다. 또한, 작가의 비구상적 요소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여인을 그리기 시작   
2012년부터 임혜영 작가는 본격적으로 여인(女人)을 캔버스에 등장시켰다. 여인은 그동안 주요 관점의 대상이었던 옷의 주인공이었다. 그렇게 작품은 전환기를 맞았다.
옷과 옷의 주인공인 여인의 추억이 동시에 등장하자 작품의 완성된 메시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인의 다양한 표정 이미지는 곧 마음과 동일시되었고, 여인의 얼굴과 머리 모양 등은 더욱 다양해졌다. 얼굴은 단순히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강렬한 홍조 띤 얼굴로 표현하기도 했고, 머리는 회색의 이지적인 면을 부각하여 열정과 동시에 냉정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렇게 하여 몽환적이면서도 차분한 아름다움이 동시에 나타났다.
 
임혜영 작가의 작품에서 가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시기다. 여인과 대화하는 대상으로서의 새는 친구일 수도 있고, 남편이나 자식일 수도 있고, 개인의 추억의 인물이거나 희망의 대상일 수도 있다.
이제는 임혜영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뗄 수 없는 여인과 새는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범우주적 존재이다. 지구촌 누구나 삶의 길 위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의 대상인 것이다.
 
2014년부터 2년간이 임 작가의 화업에서 기록될 만큼 가장 왕성한 활동의 시기이다.
이 시기의 특징은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온 실존 인물들의 표정이나 인상 등을 작품 속 여인으로 표현해 나갔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관람자와 작품과의 거리를 줄여 친화력으로 이어졌다. ‘왠지 친근하고 편안한, 그래서 와 닮은 여인의 존재때문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마음을 놓다-BRIGHT BLUE>와 같이 작품제목에 구체적인 색채(color)의 이름을 넣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이것은 작품마다 독특한 인상의 색채와도 연관되어 있지만, 색채의 이름과 여인의 내면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그림에서 시작하여 마음으로까지 이어지는 메시지의 통일성을 이뤄내고 싶은 작가의 장치였다.

 

▲ 브레이크뉴스강원    © 김철우 기자

  
직물을 첨가한 작품이 대표작으로 떠올라
최근에는 직물(Fabric)을 첨가한 작품이 임혜영 작가의 대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78월 인사아트플라자의 개인전에서 첫선을 보인 이 기법은 옷감을 드러내놓고 메인 패턴으로 쓴 첫 작가라는 화단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밝고 정()이 많아 행복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평한 임혜영 작가는 꿈을 그리는 작가이다. 작가에게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며, 여인을 통해 모든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비쥬(Bijou) 등을 첨가하여 더욱 화려해진 작품 앞에 선 임혜영 작가는 이제야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스스로 다그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2, 30대의 젊은 관람객이나 중년들조차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임혜영 작가의 작품이 첫사랑의 대상이나 젊은 날의 자신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말없이 관람객의 등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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