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급100원의 정용기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

함께하는 협력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마중물이 되고 싶다

김재봉 기자 | 기사입력 2017/07/17 [19:00]

[인터뷰] 월급100원의 정용기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

함께하는 협력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마중물이 되고 싶다

김재봉 기자 | 입력 : 2017/07/17 [19:00]
▲ 가방을 둘러메고 이른 아침 강원정보문화진흥원으로 출근하고 있는 정용기 원장      © 김재봉 기자


[브레이크뉴스강원. 더뉴스=인물 인터뷰] "나는 전쟁하러 왔다. 결코 봉사하러 온 것이 아니다. 앞으로 치열한 전쟁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에 취임하던 정용기 신임원장의 첫 마디였다. 오랜 공직생활을 춘천시 경제관광국장과 태백시 부시장으로 마치면서 몸에 익혔던 노하우를 2014년~2015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강원정보문화진흥원을 위해 쏟아 붓겠다는 다짐이었다. 

 
브레이크뉴스 강원과 THE NEWS 공동취재단은 지난 2016년 1월 13일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에 취임해 급여 100원의 신화를 만들며 진흥원을 효율적인 워크아웃으로 기존 1실 3본부, 1관, 1단, 10팀을 3본부, 11팀으로 조정하고 유사업무를 통합해 조직 운영을 효율화한 정용기 원장을 인터뷰했다. 

 
정용기 원장은 그동안 원장 1인에 의해 모든 의사가 결정되던 조직을 본부별로 자율과 책임경영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강원정보문화진흥원의 체질을 개선해왔다.  

 
다음은 정용기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이 들려주는 “내가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해 ‘함께하는 협력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마중물’이 되고자 노력했던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 이른 아침 춘천시 서면에 위치한 강원정보문화진흥원 현관문을 들어서고 있던 정용기 원장을 불러 세웠다. 바쁜 일정 가운데 잠시 시간을 내어 인터뷰 진행을 했다.      © 김재봉 기자


 
■“내가 할 수 있을까?” 

오랜 공직생활만 해온 내가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직에 도전했다. 2015년 12월 원장 공모에 응모하면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기를 수십 번, 춘천시 경제관광국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업무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업무계획서의 초점은 ‘과연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초대 원장이 1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재직하면서 진흥원의 대표 콘텐츠 애니메이션 ‘구름빵’이 탄생했고, 성공시켰다. 진흥원에서 모든 리더십은 ‘구름빵’에 맞춰져 있었고, 사업의 초점 역시 창작 애니메이션에 고정되어 있었다. 

 
■2016년 1월 13일 재단법인 강원정보문화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협소한 시장 규모로 인해 상당한 레드오션의 세계가 됐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여 중국과 메인프로덕션을 협력한 결과 국내 애니메이션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중국의 기획 등 프리프로덕션(사전제작: 시나리오, 캐릭터등 개발 단계)의 직접 투자와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제는 역으로 국내에서 메인프로덕션이 진행되는 구조가 되었다. 그 결과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은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시장 환경은 더욱 악화되어가는 상황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면서 ‘구름빵’ 같은 킬러콘텐츠와 부가사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창작 애니메이션은 계속 제작되고 있지만 캐릭터 사업 등 부가사업 자체를 못하는 형편이고, ‘구름빵’의 부가사업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수입이 감소하다보니 재정 상태는 상당히 악화되어 있었고, 직원 퇴직충당금은 적립되어있지 않아 부채도 누적되어 있었다. 재정 자립을 중요시하다 보니 가용재원 등 시드머니는 완전히 고갈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형국이었다. 

▲ 현관문을 들어선 정용기 원장은 총총 걸음으로 원장실을 향해 직진했다. 이 시간 진흥원 주차장은 여전히 한산했었다.      © 김재봉 기자


 
■무엇을 해야 하지? 

원장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우선 십여 년간 개발해온 창작애니메이션을 VR, AR, 드론, 스마트토이, 로봇과 결합하여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사업을 다각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업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정부 R&D 지원 사업 확보를 통한 킬러콘텐츠 개발이 무엇보다도 급선무였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지역의 혁신기관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업지원 체계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강원대학교와는 중장기적 콘텐츠 개발을 위한 T.F.T를 결성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고, 김유정 문학, 마임, 인형극 등 지역의 콘텐츠를 통한 지역 경제 견인을 위해 여러 부문과 업무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만성적인 재정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어린이 글램핑장, 화천생태영상센터와 같은 위탁사업을 확보하여 내부 직원을 재배치함으로써 감축 등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인력의 효율화를 추진했다. 단시간의 재정 적자 개선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지만, 춘천시와 춘천시의회도 지난 3년간 중단했던 출연금 재개로 큰 도움을 보태주었다. 또한 애니타운 단지를 관람시설에서 더 나아가 지역기업이 개발한 상품과 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면서 차별화된 산업형 테마파크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 정용기 원장은 출근과 동시에 업무관련 서류를 먼저 살펴봤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갔지만, 업무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 김재봉 기자


 
■함께하는 협력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마중물이 되고 싶다.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는 내부 직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급여를 자진 반납하면서 재단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주었고, 원장인 나는 기관장으로써 9개월간 급여를 반납하는 등의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 결과 14년, 15년 연속으로 10억 원에 달하던 적자폭을 지난 16년도에는 약 1억 원대로 대폭 절감했고, 부채 또한 38억 가량 감축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위기 극복에는 직원들의 희망과 의지를 고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중요했다. 조직 내부 협력과 연계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별로 T.F.T 구성ㆍ인사권을 부여하였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급변하는 내외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직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지역 ICT거점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값진 성과는 진흥원의 비전을 ‘함께’ 이루어갈 협력 관계의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과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매월 지역기업들과 “동반성장 전략회의”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상생 기반을 조성해오고 있다. 또한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캐릭터라이선싱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도 새롭게 정비함으로써 다양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까지의 성장통을 기반으로 이제는 보다 실질적인 성과들을 기대해본다.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위에서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우리 진흥원도 강원 지역기업들이 스타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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