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중견작가 이명준 화백이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7서울국제예술박람회에 출품해 오는 16일까지 작품전시 및 판매를 한다.
서울국제예술박람회(2017 SIAE : Seoul International Art Expo)는 국내 60여개 갤러리와 작가 1천여명이 함께 만들어 가는 미술축제로서 현대 미술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명준 화백의 이번 출품작들은 그의 초창기 독특한 판화작품들을 비롯해 미국 브루클린(Booklyn) 유학 시절 격자 창문에 비친 햇살이 만들어낸 다양한 색상에서 영감을 얻었던 일정한 모듈 형태의 작품 등이 출품됐다.
작가는 특히 여러 가지 상태로 연소된 연탄을 물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알타미라 동굴의 고대 벽화 재료인 '산화된 철'이 변하지 않는 데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오랜 동안 작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 창문 프리즘의 변치 않던 색깔은 산화되어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알타미라의 벽화처럼 새로운 시공간에서 부활하게 된 것이다.
최근까지 열두 차례의 크고 작은 개인전을 열고 해외 전시회에 출품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 화백은 닥나무 펄프를 돌 모양의 거푸집에 압착한 후 떠내 자신이 직접 만든 연탄재 추출 안료로 채색하는 ‘펄프캐스팅’ 기법을 판화기법의 연장선상에서 즐겨 시도해 왔다.
한지와 돌의 절묘한 만남을 두고 ‘서아트갤러리’ 이해자 관장은 “왜 돌인가? 어디에서나 흔하게 나뒹구는 돌이지만 똑같은 돌은 어디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그 탄생 배경과 시기도 다르다. 수십억 년을 거쳐 만들어진 그 돌에서 경이감조차 느낀다. 그 돌은 작가에 의해 재해석되고 힘들고 고되지만 정직한 작업과정을 통해 생명을 얻어 재탄생 된다”고 말한다.
또한 “다양한 탄생의 역사성을 가진 돌들의 모습에서 우린 비록 ‘지금 여기’를 살고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의 작품 앞에서 우린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예술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같이 경험하게 된다”고 평했다.
평소 작가는 자연의 모진 풍화를 이겨낸 역사의 산물인 돌, 원시의 들판과 바위 굴 속에서 피로 맺은 부족들이 손에 손에 들었음직한 크고 작은 돌의 얼굴을 대하며 한편으로 자고나면 똑같은 것들이 복제되는 이 시대를 같은 모양의 돌들을 통해 풍자하고 예견해 본 듯도 하다.
홍익대 미대 공예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명준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20년 전 원주에 정착해 현재 원주시 지정면 신평리에 작업실을 꾸미고 오늘도 일상을 새롭게 재창조해 나가는 예술의 미답지를 개척하고 있다.
오랜 공정과 작업 끝에 세상에 다시 태어난 인고의 창작물이 한 차례 전시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이들에게 삶의 화두로 회자되어 생명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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