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해가 깊은 수레바퀴 자국을 역사에 또 하나 남기고 지나간다.
뒤돌아보면 숨가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탄핵정국을 몰고 온 전 방위적인 국정농단 사태가 가장 아픈 상처였다, 황제 앞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강변해도 모두 입을 다물고 아무도 바른 말을 못했던 비정상적인 역사를 만들었던 환관 조고가 생각난다. 충성스런 사람들을 배제한 후 어리석은 허수아비 황제 호해를 향락에 빠지게 해놓고 진시황의 통일왕국 진나라를 농락한 인물이었다.
역사는 어찌 이다지도 똑같은 거울인가 한탄하지 않을 수 없는 한해였다. 그래 언젠가는 드러나야 할 것들 고쳐져야 할 것들이었다. 욕심이 차서 넘치게 되었고 법을 무시하고 백성의 원망을 사게 되었으니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된 것은 자명한 결과였다.
그러나 전도서에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기록된 대로 어둠의 시대가 가고 또 다른 시대가 오더라도 이 땅의 백성들은 깨어 있어 보다 나은 희망의 날들을 맞이할 것이다.
이젠 국민들의 여망을 따라 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청산할 것들은 청산하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을 치러야 한다. 물론 새로운 것을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겠으나 솔로몬의 지혜서에 “이미 있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찌라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라고 했듯이 새로운 것 또 무엇을 바라겠는가마는 그래도 국민의 선택이 제대로 반영되어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라는 것이 왜 없겠는가?
동호회단체 회장을 하나 뽑더라도 역량과 인품 등 갖춘 모든 것을 따져보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시대적 국운이 달린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그나마 민초들의 아픔을 더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와 고통을 함께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기본 품성을 먼저 갖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져본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퇴임 후에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함께 이웃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으면 더 좋겠다.
또 하나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우리는 생각이 좀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이어도, 동서로 조금 떨어져 살아도 또 숫자적으로 살아온 나이가 좀 차이가 나도 어차피 미워할 수 없는 같은 뿌리인데 진영 논리로 이념 논리로 가르는 자들이 결국 사사로운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이란 것도 비장함이 요구되는 이 시국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을 보는 안목이 다 같지는 않고 이해 관계에 따라 팔이 안으로 굽기도 하겠지만 이젠 더 크게 더 앞을 내다봄으로써 우리가 잘못된 선택으로 고스란히 치렀던 그 고통을 다시 겪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우리가 분명히 봐야하는 것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어떤 자리 어떤 상황에서 그가 지금껏 했던 말과 행동이다. 그 더불어 걸어온 길에서 보여준 처신과 마음 그릇을 찬찬히 살펴보면 앞으로 그 사람이 걸어갈 길이 보일 것이기에 말이다.
대선 주자들도 새해는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고 각자의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무엇보다 나라가 안정되고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하는 평범한 국민들의 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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