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청문회를 통해 보고 들은 분명한 팩트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12/28 [15:40]

[시론] 청문회를 통해 보고 들은 분명한 팩트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12/28 [15:40]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치국의 도를 밝힌 정관정요에 나오는 재상 위증이 당태종 이세민에게 했던 간언이 오늘의 정국을 한 마디로 대변하고 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이 나면 뒤엎어 버리기도 한다’는 말이다. 순자 왕제편에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말한 깊은 뜻을 깨달아 치국의 도를 삼가 행하라는 위증의 충언이었던 것이다. 임금에게 그러한 직언을 올릴 수 있는 신하도 훌륭했지만 또 그만한 그릇을 담아내고 품을 수 있는 군주 이세민도 뛰어난 임금이었기에 청사에 이름을 빛낸 ‘정관의 치’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역사는 거울이라 고금을 비교할수록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의 시국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눈을 씻고 둘러봐도 박 대통령의 측근 중에 충언을 한 이들이 없다. 모두가 주변을 서성거리며 대통령의 심기만 살폈고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극정 농단을 보면서도 비선들의 횡포를 막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들로 진을 친 부패한 권력집단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감추려 했지만 결국 언젠가는 터질 것이 때가 되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만 것이다.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헌법재판소도 탄핵안 심판을 위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민의 여망을 안고 진실이 무엇인지 듣기를 원했던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이들은 또 다시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처구니없는 사유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고 국민을 모욕하는 증인들과 출석은 했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모르쇠로 버티는 부류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다시 한 번 짓밟혔다. 

 

청문회를 보는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증인으로 불려나온 당사자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강변했지만 그러나 모든 국민이 분명하게 보고 들은 팩트와 깨달은 것이 있다.

 

팩트는 바로 국정을 농단한 그들이 자기 한 몸 보전하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어 팔일편에서 공자는 권세가들에게 아부하는 이들을 향해 “만약 하늘에 죄를 지으면 누구에게 기도해도 소용 없다”라고 준엄하게 말하고 있다. 민심이 천심이요 백성이 곧 하늘인데…… 물론 저들은 법에 따라 단죄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저들과 결탁하고 또 저들을 비호한 세력들에겐 이젠 절대로 권력을 맡겨선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은 것이다.

 

모두가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박근혜 정권을 손가락질 하지만 한 가지 기대할만한 효과도 있었다. 대구카톨릭대학 최상천 교수의 말을 빌면 박근혜 정권의 거듭되는 실정이 결국 박정희의 우상을 확실하게 깨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국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고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는데도 측은지심도 없는 책임자를 보면서 ‘치국을 운운하기 이전에 기본도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었구나’ 라는 자괴감이 앞선다.

 

이번 청문회의 또 하나의 성과라면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청문회였다는 것이다.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증인들이 시민들의 날카로운 제보로 사실의 일부나마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걸 보면 국민들은 누가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정당의 어느 의원이 성실하게 준비를 하고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과 듣고 싶어하는 것을 추궁하는지 또 어느 당의 누가 오히려 그 의혹을 덮으려 하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고 한다. 태평한 시대라면 백성들이 잔잔한 물이 되어 배를 순항하게 하지만 가치도 철학도 없는 혼군이 폭정을 계속할 때는 사나운 파도가 되어 그 정권을 물러나게 할 힘이 백성에게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위정자들은 새기고 또 새겨야만 할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송구영신호시절 정유년 새해는 어둠에 잠든 모두를 깨우는 희망찬 장닭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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