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7/03/27 [01:39]

[시론]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7/03/27 [01:39]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진도 앞 바다 깊고 어두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3년만에 인양되면서 그간 풀리지 않았던 많은 의혹들이 밝혀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준비과정도 있었겠지만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세월호 인양이 결정되고 바로 본격적인 인양 시도 며칠 만에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걸 보면 세상이 달라지긴 한 것 같다.

 

그동안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 는 신념으로 그 아픔이 잊혀지지 않도록 유가족과 함께 해 온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이제나마 진실을 밝혀낼 증거의 현장을 국민들이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파면과 검찰 수사 그리고 구속여부를 앞둔 민감한 정국에 인양을 하는 것이 국민의 눈과 귀를 또 가리려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그 오랜 시간 말하고자 했던 분명한 메시지를 잊어버리지 않는 이상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에서도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그 아프고도 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사건을 어쩔 수 없이 다시 되짚어보자.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3년 전인 4월 15일 저녁, 규정을 무시하고 출항해서는 안 될 기상 상황에 유일하게 인천항을 떠난 세월호. 그리고 다음날 4월 16일 아침, 옆으로 누운 지 불과 한 두 시간 남짓 만에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쉽게 가라앉은 6천 톤이 넘는 거대한 여객선. 항적기록과 모든 영상자료마저도 의문투성이에 여지껏 명쾌하게 밝혀지지 못한 침몰원인. 그리고 300명이 넘는 어린 생명과 승객들에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자신들의 몸만 달랑 빠져나온 선장과 선원들……. 게다가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 콘트롤 타워는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고 또 뒤늦게 달려온 해경과 계약했다는 업체는 인명구조가 아닌 단지 침몰한 배를 구난하는 회사였다. 그리고 이후 세월호 진상규명에 소극적이었거나 방해했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었던 모든 정황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잃어버린 무책임한 권력, 권력과 유착된 기업, 국민의 아픔을 진영논리로 갈라놓은 비정한 정치세력, 팩트를 파헤치길 주저한 언론,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 방해와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은폐와 불통의 군상들은 세월호라는 말이 국민들의 입에 올려지는 것조차도 꺼려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많은 의혹을 끌어안고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가 이제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엇인가? 바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적폐를 청산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분명한 희망의 좌표를 찍어주는 것이다. 맹골수로 험하고 차가운 물길에 할퀴고 뻘에 얼룩지고 녹슨 그 선체는 바로 외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하나라도 귀히 여기고 또한 진실되이 약속을 지키는 사회가 되어달라고…….

 

다가올 5월 대선에 국민을 현혹하는 헛된 공약과 네거티브로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구태의연한 후보들을 검증하는 잣대도 바로 이러한 것들이라고…….

 

혹자들이 말하는 것 같이 지금의 이 혼돈은 해방 이후 남들이 수 백년 동안 피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를 짧은 세월 동안 세우려는 과정에서의 이념과 시대적 가치관이 다른 세력 간 갈등이 빚어낸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젠 그 과정의 희생들이 헛되지 않은 것이라는 걸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촛불과 향이 제 몸을 태워 빛과 향기를 드러내고 종과 북이 때리는 당목과 북채의 아픔을 감내할 때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내듯 아프지만 우리 스스로 잘못된 것 부조리한 것을 알았으면 용감하게 환부를 도려내고 서로 희생을 감내할 때 이 사회의 진실과 대한민국의 정의도 세월호처럼 다시 떠오를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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