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민을 상대로 싸워 이기려는 무모한 전쟁을 멈추라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7/01/27 [12:17]

[시론] 국민을 상대로 싸워 이기려는 무모한 전쟁을 멈추라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7/01/27 [12:17]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가 정점을 향하면서 장외공방까지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더 큰 전쟁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가결정족수 2/3를 훨씬 넘는 234명의 국회의원이 ‘가(可)’ 표를 던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헌재 심리를 받고 있는 상황은 국가적으로 놀랄만한 큰 사건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시간마다 관련 증인들이 쏟아내는 국정농단의 증거들과 또 이를 둘러싸고 책임을 모면하려는 이들이 벌이는 낯설고 부끄러운 행동들이 많은 국민을 더 놀라게 한다.

 

1월말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이 밝힌 대로 헌법재판소 재판관 1명은 국민 1/9의 의사 결정권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어 궐위가 생기지 않도록 심리결정 기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헌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측 대리인들이 박 대통령 세월호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한 자료제출 지연과 불필요한 이들까지 포함된 무더기 증인신청 그리고 대리인 전원사퇴로 보이는 중대결심 발언 등은 유치한 시간끌기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인들이 먼저 비협조적이면서 헌재를 향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난하는 태도에 헌재 쪽도 단단히 뿔이 난 것 같다. 

 

이와 동시에 특검 출석을 계속 거부하다 구치소 안에서 다시 체포영장이 집행된 최순실 씨가 특검에 나오면서 했던 작심발언과 한 보수 인터넷 언론매체 인터뷰를 통해 박대통령이 쏟아낸 일방적인 발언들도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한 사람은 특검 출석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돌연 강압 수사를 했다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리고 특검에 선임계를 내지 않은 변호사가 특검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선임계를 낸 변호사는 정작 최순실 씨가 체포돼 조사받는데도 입회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 또한 인터뷰를 통해 탄핵 핵심내용들을 부인함은 물론 모든 것이 조작된 것이고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공허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관련 사건을 다루는 각종 언론의 기사와 그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 눈앞의 명백한 증거와 증언을 듣고도 오불관언하는 유체이탈화법이 설 명절 국민여론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말 기가 막힌 쪽은 국민들이다. 직무정지된 박대통령 측은 이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장외 여론전을 통해 땅에 떨어진 지지층을 규합 대항함으로써 국론을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그렇게 억울하고 잘못이 없다면 당당하게 헌재와 특검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변론하면 된다. 죽을죄를 졌다고 고개를 못 들던 사람이 돌변하여 특검을 비난하는 모습이나 자신이 법절차에 따라 임명한 특검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고는 이제 와서 불리하니까 입장을 바꾸는 태도나 오십보백보다.

 

그들이 평생을 누려온 권력에 대한 집착은 정말 집요하고 모든 것을 누려왔던 부귀에 대한 욕망은 처절할 정도로 보인다. 나라가 이렇게 어지럽고 국격이 실추되는 사태에 이르렀으면 자신의 부덕의 소치임을 고백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지도자와 가진 자들의 기본 품격일 텐데…… 이들은 국민과 싸워 끝까지 이기겠다는 건지 온갖 세를 끌어 모으고 갖은 궁리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은 열린 사고와 미래에 대한 예지를 갖고 21세기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데 저들은 유신 독재시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 자기와 생각이 다른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권력에 아부하는 자들에겐 각종 특혜의 독이 든 당근을 먹여왔던 것이다.

 

이제 그 기득권 세력들이 어두운데서 한 부끄러운 언행들이 낱낱이 폭로되고 있다. 최순실과의 통화 녹취 일부를 보면 모든 것을 감추고 오히려 덮어씌우려 했던 정황도 드러난다. 또한 “우리 쓰레기를 가져다가 이슈작업을 한다”라고 했는데 그들이 버린 쓰레기 정도의 자료가 나라를 흔드는 충격적인 것들이면 감추고 드러나지 않은 것들은 얼마나 더 놀라울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차제에 박 대통령과 최순실 측 대리인과 변호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 측근들도 기울어지는 형세에 다 등을 돌리고 이제 외로운 두 봉우리만 남았다.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고 본인들의 명성과 수임료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이 일은 향후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나가야할 방향이 결정되고 국민들의 행복한 정신세계와 삶의 질이 좌우되는 중대한 과제다. 국민과의 무모한 전쟁으로 매듭을 더 꼬아 비참한 결말로 몰아가지 말고 모두가 납득할만한 상식선에서 변호해 달라.

 

헌재와 특검 또한 저들의 아전인수 격인 민주주의가 아닌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 역사에 이름을 걸고 공정한 저울로 옳고 그름을 명명백백히 가려야겠다.

 

정유년 새해엔 국민들의 눈과 귀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희망찬 소식들만 들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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